Daylife/BBS

To. 외할머니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2013. 6. 6. 00:00

祖母ちゃん、そこはどうですか。

ここは相変わらず地獄のようです。

 

할머니, 거긴 어떤가요? 

여기는 여전히 지옥같습니다. 

 

항상 건강하셨던 할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시다니,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아뇨, 뇌경색때문에 기억이 천천히 부서져가는 것조차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할머니의 뉴런들이 하나하나 죽어간다는 것, 그래서 기억들이 부서져간다는 것. 

어느 하나 믿고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반드시 나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럴 수 없다는 건 제가 더 잘 알고 있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없는 제가 너무나도 무력하게 느껴졌습니다. 

 

엄마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게 꽤 오래 전인 것 같다고 하지만 저는 아직도 할머니 입관하던 날이 기억납니다. 

마치 주무시는 듯 누워계셨던 할머니를 보는 순간,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지난 날 눈물이 말라왔던, 그래서 울지 못 할 거라고 생각했던 제가, 그 날은 일년치를 다 운 것 같았습니다. 

큰외삼촌도, 이모들도, 언니들도 울었습니다. 

 

할머니 외손자는 군대에서 이 소식을 접했습니다. 엄마한테 전화해서 진짜냐고 물어봤던 것 같아요... 

아마 믿기지 않았던거겠죠. 1월달에 갔을 때는... 

저도 동생도 이렇게 심각해지고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거라곤 예상도 못 했으니까요... 

어느날 갑자기, 자다 일어나서 부고를 전해들은 저도 꿈만 같은데, 편지로 전해들은 동생은 오죽할까요. 

아뇨, 사실 엄마가 동생 휴가 나오기 전까지만 버텨줬으면 좋겠다고 할 때 깨달았습니다. 

왜 슬픈 예감은 늘 들어맞는건지. 그리고 왜 저는 그런 앞날을 보는건지. 

 

엄마가 이별을 직감했다고 했던가요... 저는 그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저 졸업장 받는 거 보고 가셨으면 좋았을텐데요. 아니, 석사 논문 나오는 것도 보고 갔으면 좋았을텐데...... 

손주 군대가서 휴가 나오는 거라도 보고 가셨더라면. 엄마 7년후면 환갑인데... 

저도 증손자 하나 안겨드려야 하는데...... 아니, 외손주 결혼하는 것도 보고 가셔야 하는데...... 

...............왜 일찍 가셨나요...... 

 

미안해요. 좀더 자주 갔어야 했는데... 

고마워요. 부서져가는 기억 속에서도 나와 엄마, 가족들에 대한 기억은 붙들고 계셨던 거... 

사랑해요. 나는 그 이상의 시간동안, 할머니에 대한 기억 붙들며서 살게요... 

 

이제 안녕히 가세요. 

먼 미래에는 저와 엄마도 그 쪽으로 가겠지만, 그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나중에 만나요. 

 

さようなら、祖母ちゃん。

 

-당신의 외손녀, 경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