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3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컴퓨터 본체 하나를 들고 괴담수사대를 찾아왔다. 그는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테이블에 본체를 내려놓고, 오른쪽 어꺠를 두어번 주물러준 다음 어제 연락했던 사람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아, 그 T 바이오에서 오신다는 분이시군요. 상황은 직원을 통해서 전해들었습니다. 이게 그 컴퓨터인가요? " 컴퓨터는 어디에나 있을법한 검정색 데스크탑이었다. 사무실에 남는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하고 부팅해보니 이렇다 할 것 없이 평범한 사무용 PC였다. 마치 포맷하고 새로 세팅이라도 해 둔 것처럼, PC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일할 때 필요할법한 프로그램 몇 가지가 사내 메신저와 함께 깔려있었다. 랜선을 연결해봐도 별다른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일단 보기에는 평..
게시자: 미스테리어스 제목: [투고괴담] 기묘한 PC 구독자 'mars0513'님께서 투고해주신 이야기입니다. 안녕하세요. 미스테리어스의 괴담집을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오늘도 새로 올라온 이야기를 보다가, 문득 전 직장에서 겪었던 일이 떠올라 이렇게 투고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연구실에서 일하고 있는 연구원입니다. 그리고 이번 이야기는 전 직장인 T 바이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 직장은 소위 말하는 블랙기업이었습니다. 왜 그런 회사들 있잖아요, 공고만 봤을때는 번듯한 직장같아보였지만 막상 들어가서 보면 아닌 곳. 전 직장도 딱 그런 곳이었습니다. 어떻게든 월급은 안 주면서 사람들은 있는대로 쥐어짜는... 그렇다보니 사람들은 항상 지쳐 있었죠. 책상에는 에너지 음료 캔이 한가득이었고, 간식도 금방 없어..
파이로와 미기야, 현, 그리고 라우드는 의뢰를 받고 D 대학교에 있는 한 실험실로 갔다. 실험실은 제법 넓어보였고, 실험실 안쪽에 교수의 오피스가 있는 공간이었다. 실험실 가장 안쪽에는 학생들이 노트 정리를 하고 논문을 읽을 수 있는 책상이 네 개, 책상 위에 컴퓨터가 네 대 보였고 오피스 쪽에는 연구용 장비가 있었다. 실험대에는 각종 시약들과 실험 도구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실례합니다, 괴담수사대에서 나왔는데요. " "어서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실험실을 들어서면서부터, 흡사 아이가 사망한 장례식장에서나 느낄 수 있을법한 묵직한 공기가 느껴졌다. 실험실 문을 경계로 누군가 칼로 자른것처럼 그 경계가 나뉜 듯 했다. 인터넷에서 봤던 서로 다른 두 바다가 만나 다른 색의 물이 반반인 곳이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