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수사대 2024. 3. 17.
XVIII-4. 부패
시계가 새벽 한 시를 가리킬 무렵이었다. 공장 근무가 새벽에 끝난 모양인지, 세 명의 아줌마들이 엘 푸르가토에 들어섰다. “어서 오세요~ ” “늘 먹던 걸로 부탁해요. 언니는 뭐 마실래? ” “내일도 출근해야 해서, 술은 좀... ” “여기 술 빼고도 만들어주니까 하나 골라봐. ” 고된 일을 마치고 마시는 칵테일이야말로, 사막에서 찾은 오아시스에 비견될 정도로 달다. “언니는 내일 아침에도 출근해?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 “나도 좀 쉬고 싶지... 그런데 딸내미가 또 한 건 했어... ” “...... ” 또 사고를 쳤다는 말에, 다른 아줌마들은 잠시 숙연해졌다. “걔도 내일모레면 서른인데, 언제쯤 철이 들려나... ”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인데 그래? ” “고소장이 날아왔어. ” “고소장? ” “..
괴담수사대 2024. 3. 11.
XVIII-3. 신의 한 수
늦은 저녁, 엘 푸르가토에 한 무리의 남학생들이 찾아왔다. 갓 대학 1년을 마치고 방학도 했겠다, 대학 친구들끼리 조촐하게 종강 파티를 하러 온 듯 했다. 자리를 잡고 앉은 남학생 무리는 칵테일을 사람 수에 맞춰서 시키고, 나눠 먹을 안주도 함께 주문했다. "우리도 이제 2학년이 되는구나. " "그러게. " "2학년은 무슨, 인제 군대 가야지. " "암울하게 왜 그러냐... 오늘만큼은 군대 얘기 꺼내지 말자. " 남학생 무리 중 몇 명은 벌써 입대 날짜를 받은 모양이었다. 개중에는 여자친구가 있는 사람도 있었고, 여자친구와 입대 전 정리한 사람도 있었고, 여자친구가 없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저마다의 칵테일을 마시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지만, 한 명은 유난히 암울해보였다. "저 친구는 어디 아픈 거..
Drawing/ETC 2024. 3. 6.
최애의 솜솜코
괴담수사대 2024. 3. 5.
XVIII-2. 사랑의 묘약
늦은 저녁, '엘 푸르가토'로 두 여성이 찾아왔다. 칵테일을 각자 두 잔씩 시킨 다음, 서로의 칵테일을 마시며 두 사람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꽤 재미있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 같은데, 나도 끼어도 될까? " 마침 바에 손님은 두 사람이 다였던지라, 처음에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만 있던 마스터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 흥미가 동했는지 얼음물을 가져와 함께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 사람은 한 사람을 동시에 짝사랑하고 있었지만, 한쪽은 자신이 있어보였고 다른 한쪽은 다소 자신이 없어보이는 듯 했다. "호오, 이거 꽤나 흥미로운걸. 두 사람, 취향이 비슷한 모양이네. " "네, 대학교 OT에서 처음 만났을때도 여러가지로 공통분모가 있어서 친해졌어요. " "그렇군... 그렇다면 어느 ..
괴담수사대 2024. 3. 5.
XVIII-1. 악마와의 거래
"여기는 미성년자 출입 금지야. " 이 곳은 후미진 골목 한켠에 있는 작은 바 '엘 푸르가토'였다. 막 바를 열고 장사를 준비하던 마스터는,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남학생이 바 입구 앞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남학생은 바를 열고 장사를 준비하려던 마스터를 보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저, 이걸 받았는데... " 남학생이 내민 것은 티켓이었다. 학생은 폐지를 실은 손수레를 끌고 가는 할머니를 도와줬더니 여기로 가면 고민을 해결해 줄 거라면서, 티켓을 주었다고 했다. 마스터는 학생이 내민 티켓을 보고 입구를 대충 정리한 다음 학생을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뭐, 어쩔 수 없나... 안으로 들어와. " 학생은 한 눈에 보기에도 술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인상이었다. 오히려 반에서 1~2등을 다툴 정도로 성적이..
Drawing/ETC 2024. 2. 28.
최애의…
Drawing/자캐 채색 2024. 2. 9.
채색
Drawing/ETC 2024. 2. 6.
통끄메라
이동장…? 글래스락은 작다
Drawing/ETC 2024. 2. 5.
입춘대길+발렌타인 축전
Daylife/BBS 2024. 2. 3.
근성의 1300일
그냥 하다보니 1300일이던데요?
괴담수사대 2024. 2. 1.
외전 36. 주위에서 들었거나 직접 겪어본 기묘한 경험 이야기 해보자
1: 20XX/1/5 21:00:01 ID: w116k5CYr2 주변에서 들었거나 직접 겪어본 기묘한 경험 이야기 해보자. 일단 나부터. 집 담벼락에 작은 개구멍같은 게 있는데, 거기로 길고양이들이 종종 들어옴. 그 중에서도 유독 몸이 약했던 한마리를 키키라고 부르면서 집에서 길렀었는데, 얼마 전에 노환으로 죽었어. 그래서 정원 한쪽에 무덤도 직접 만들어줬고. 내 위로 누나가 둘 있는데, 큰누나에게는 결혼하기 직전에 파혼한 남자친구가 있었어. 근데 파혼하게 된 계기가 키키때문이었대. 키키가 꿈 속에 나와서 반가워했는데, 사람 말로 '그 남자는 누나를 상처입힐거야, 안 돼. '라고 하더나 갔대. 유난히 큰누나를 좋아하던 키키가 애교도 안 부리고, 오히려 하악질을 하면서 그러는데 처음에는 별 이상한 꿈이 다..
Drawing/ETC 2024. 1. 30.
궁극의 아이돌
Drawing/ETC 2024. 1. 14.
복숭어쩌고
공식은 빨리 베개 쿠션 방석 코스터를 내놓아라
Drawing/ETC 2024. 1. 7.
2024 in molecules
Diary/Photodiary 2023. 12. 30.
포켓몬 윈터 페스타 다녀옴
Drawing/ETC 2023. 12. 25.
덩어리들 홀리데이 에디션
Drawing/ETC 2023. 12. 24.
눈쓰개 트리
괴담수사대 2023. 12. 19.
외전 35. 주위에서 들었거나 직접 겪어본 기묘한 물건 이야기 해보자
1: 20XX/12/18 22:00:01 ID: QWRVCMUe8V 주변에서 들었거나 직접 겪어본 기묘한 물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일단 나부터. 왜 걱정인형 이라고, 잠들기 전에 걱정거리를 얘기하고 자면 인형이 대신 걱정해준다고 하잖음? 그런 게 우리 집에도 있어. 아버지 친구분이 결혼 선물이라고 과테말라에 출장갔다가 사오신건데, 현지인들이 만든 물건이라서 그런 건지 되게 영험한 물건이었음. 지금은 힘이 다했는지 보통 인형이지만... 나는 예정일보다 좀 일찍 나와서 인큐베이터에서 지냈는데, 그 때 어머니가 걱정인형에게 처음으로 내가 건강한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빌었더니 이루어졌어. 그래서 지금은 잔병치레 하나 없이 건강함. 그러다가 내가 여덟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 회사가 급격하게 기울어서 ..
괴담수사대 2023. 12. 17.
Prologue-XVIII. 타락의 시작점
그녀는 낡은 폐건물 옥상에 서 있었다. “하아... ” 휘갈겨 적은 유서를 내려놓고 옥상으로 올라왔지만, 그녀는 망설이고 있었다. 스토킹으로 고통받고 있었고, 너무 힘겨워서 죽으면 끝날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이유로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는 없었다. “그래, 여기서 떨어지면... 더 이상 그 사람에게 시달리지 않아도 돼... ” 마침내 결심이 섰는지 그녀는 떨어지려고 했지만, 떨어질 수 없었다. 몸을 그대로 얼려놓은것처럼,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 ” “생명은 소중히 해야 하는거예요. ” 폐건물이라, 이 시간에 일부러 찾아올 만한 사람은 없었다. 아니, 애초에 그녀를 붙잡고 있는 그것을 사람이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얼핏 보기에는 사람같았..
괴담수사대 2023. 12. 11.
외전 34. 피를 타고 내려오는 저주
ID: 아방가르드레싱 우리 집에는 전해져 내려오는 저주가 있어서, 그 집안의 첫째는 불임이거나 불임이 아니라면 30세가 되는 나이에 죽어. 사인은 제각각인데, 죽는 날은 30세가 되는 해의 생일 하루 전이야. 우리 아버지도 그래서 위에 형이 있었는데 30살에 아들 하나 남기고 죽었다고 했고, 큰아버지의 아들도 작년에 사고로 생일을 하루 남기고 죽었어. ID: 감자칩고구마칩 @아방가르드레싱 너네 집은 괜찮은거? ID: 아방가르드레싱 @감자칩고구마칩 아빠한테 듣기로는, 그 저주는 처음 태어나는 아들에게만 전해지는거라 차남 이하는 괜찮다고 했음. ID: 감자칩고구마칩 @아방가르드레싱 그럼 장녀가 태어나면 장녀의 아들도 30살이 되는 해 생일 전날 죽는거임? ID: 아방가르드레싱 @감자칩고구마칩 ㅇㅇ. 아니면 ..
Diary/Photodiary 2023. 12. 8.
아웃백~ 아웃백~
괴담수사대 2023. 12. 6.
외전 33. 주인을 스스로 정하는 건물
게시자: 미스테리어스 제목: [투고괴담] 주인을 스스로 정하는 건물 구독자 ‘부릅뜨니숲이었어’님께서 투고해주신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저와 엄마가 갖게 된 건물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엄마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 하시던 일을 내려놓고, 소일거리로 독거노인을 찾아가서 말동무도 해 드리고, 도시락도 배달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물론 지금도 봉사활동을 하고 계시고요. 저희가 건물을 받게 된 것은, 엄마가 봉사활동에서 만난 할머니가 그 건물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지금 그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없지만, 돌아가시기 전에 엄마와 함께 변호사를 찾아가서 건물 증여에 대한 마무리를 하고 증여세까지 손수 내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남은 돈은 할머니의 뜻에 따라 엄마가 봉사하고 있는 단체에 기부하셨다고 합니다. 할머..
괴담수사대 2023. 11. 27.
XVII-6. 공조
사무실에 출근한 미기야를 맞은 것은, 금색 가면을 쓴 남자였다. 그는 미기야를 보자마자 대뜸 자신을 아웃사이더라고 소개하면서 괴담수사대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괴담수사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요? " "말 그대로야. 이 일은 우리가 단독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냐. " "거 무슨 일인지 자초지종이나 듣고 판단합시다. 얘 아까 막 출근했거든. " "그렇지, 일단 자초지종을 설명해주는 게 먼저겠지... " 아웃사이더와 미기야, 파이로는 테이블에 앉았다. "무슨 일로 아침 댓바람부터 예까지 찾아오셨수? " "이번에 의뢰를 받은 사람이 쫓기고 있거든. " "저희는 경호쪽 일을 하는 곳이 아닙니다만... " "사람에게 쫓기고 있는거라면 우리쪽에서 어떻게든 했겠지. 의뢰인을 쫓고 있는 게 사람이 ..
괴담수사대 2023. 11. 27.
XVII-5. 끝, 그리고 시작
임무차 다른 곳에 갔던 태형은 차를 몰고 다리를 건너는 중이었다. “밤에 보는 한강은, 그 나름대로의 멋이 있지. ” 캄캄한 하늘에 보이는 건물의 실루엣과 별을 박아둔 것처럼 수놓은 불빛들, 그리고 간판의 네온사인이 선명하게 보인다. 한강물의 물결이 반짝이면서 흐르는 것이 간간이 보였다. “앗, 아저씨! 저기! ” “응? ” 미래가 가리킨 곳에는 사람이 한 명 서 있었다. 멀어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태형은 난간쪽에 차를 세우고 미래가 가리킨 곳으로 갔다. 미래가 가리킨 곳에 서 있었던 것은, 5~60대는 되어 보이는 중년의 여성이었다. 여성은 다 포기한듯한 눈으로 다리 아래를 보고 있었다. “부인,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안색이 좋지 않아 보입니다. ” “........
괴담수사대 2023. 11. 21.
XVII-4. Buster Call
고키부리 사무실에 들어선 아웃사이더는, 테이블에 앉아있던 의뢰인을 발견했다. 이번 의뢰인은 꽤 젊어보이는 여자였다. "이 쪽인가? " "네. " "고키부리 사무실 통해서 얘기는 대충 들었는데... 회사는 그럼 어떻게 한 거야, 아예 그만 두고 나온거야? " "네. 그만두고 증거들 정리해서 터뜨리려고 준비중이었어요. " "우리 팀의 서비스는 그런 목적으로 이용하라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이번에는 어쨌든 너도 피해자고... 너도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했기 때문에 나를 찾아온거겠지. " 아웃사이더는 고키부리 사무실에서 넘겨받은 서류 뭉치를 읽었다. "뭐, 좋아. 이 정도면 의뢰는 받아주지. 우리 팀의 서비스는 확실하니까, 뒤탈 없이 네 신분을 완벽하게 바꿔줄 수 있어. 대신 우리 팀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
괴담수사대 2023. 11. 15.
XVII-3. 긴급탈출
아침부터 아웃사이더가 고키부리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사무실에는 파이로와 도희가 있었다. 두 사람은 초등학생 정도는 되어보이는 남자아이 하나를 데리고 아웃사이더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 했다. "의뢰라는 게 이 쪽이야? 우리는 미성년자의 의뢰는 받지 않고 있는데... " "그건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너도 사연을 들으면 그 규칙을 예외로 하게 될 거다. " "예외? 그보다 이 사람은 뭐야? 아니, 자세히 보니 사람이 아니잖아... " "이 분은 아래층 괴담수사대에서 일하는 파이로씨예요. 탐 반델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알고 있긴 하지만, 저희도 믿을만한 분이기때문에 알려드린겁니다. " "괴담수사대라... 종종 활약하는 걸 듣긴 했지. 뭐, 그건 됐어. 도희씨가 우리에 대해 얘기했다는 건, 이쪽도 믿을만한 사..
Drawing/자작티콘 2023. 11. 7.
귀요미 메라티콘
괴담수사대 2023. 11. 1.
XVII-2. 허상을 위해 실제를 바치다
이번에 팀 반델을 찾은 것은, 갓 20대는 되어 보이는 젊은 남자였다. 군대를 전역하고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모든 것을 끊을 각오로 팀 반델을 찾은 남자는, 고키부리 사무실을 통해 리더와 접촉할 수 있었다. 도희의 연락을 받은 남자는 일단 무슨 사연인지 들어나 볼 요량으로 사무실을 찾아왔다. “그래, 이번에는 또 어떤 사연을 안고 오셨나? ” “그러고보니, 저도 팀 반델에 의뢰를 하고 싶다는 얘기만 들었지 사연은 듣지 못했군요. ” “미리 알아보고 연락한 거 아니었어? ” “저희는 의뢰인이 얘기하기 전에는 조사를 하지 않으니까요. ” “프로다운 신념이군... 미리 얘기하는데, 네 사연에 따라서 우리 팀에서 의뢰를 받아주지 않을 수도 있어. 이건 염두해 두시고... 일단 앉아서 네 얘기나 좀 듣지. ” 금색..
Daylife/BBS 2023. 10. 26.
근성의 1200일
이제 1300일 가즈아!!!
괴담수사대 2023. 10. 25.
XVII-1. 두 사람, 그리고...
시계는 오후 두 시경을 가리키고 있었고, 고키부리 사무실에 한 남자가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오전에 연락드렸던... " "어서 오세요, 마침 저쪽에서도 왔습니다. " 도희가 남자를 소파로 안내하자, 소파에 앉아있던 금색 가면을 쓴 사람이 이 쪽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고대 무덤의 부장품같은 느낌을 주는 가면은, 표면은 매끈하고 금색으로 칠해진 바탕 위에는 검은 선으로 이목구비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 쪽인가? 자, 일단 여기 앉으시고... " 남자가 소파에 앉자, 금색 가면을 쓴 사람은 소파에 기댔던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먼저 묻겠는데, 우리 팀의 서비스는 확실하니까, 뒤탈 없이 네 신분을 완벽하게 바꿔줄 수 있어. 대신 우리 팀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네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지워질거..